병배의 미학을 보여주는 보이차.
병배의 미학을 보여주는 보이차.

보이차 품명가라는 제 직업 상, 품명을 의뢰해오는 모든 경우에 있어서 제 스스로 반드시 지키려 노력하는 철칙이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판매자의 입장보다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감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감평한 내용을 전달해 드릴 때는 항상 가치명제(~하다)나 정책명제(~해야한다)보다 늘 사실명제(~이다)를 사용합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의뢰해 오는 차들 중엔 착한 보이차보다 안 착한 보이차들이 수두룩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경계의 내용이 대부분인지라, 품명 내용을 의뢰인께 직접 설명하는 경우든 여기에서처럼 글로 쓰는 경우든 보이차가 가지고 있는 우수한 자질에 대한 긍정적인 내용은 외면당한 채 오히려 부정적인 인상만 남게 될까 심히 저어하게 하는 것이 보이차 시장의 현실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그러한 우려를 불식하고 보이차가 가지고 있는 우수한 특성을 소개해보고자 보이차가 가지고 있는 우수성을 가장 돋보이게 만드는 제작 원리인 ‘병배의 미학’에 대한 이야기로 아침을 깨워보려 합니다.

예전에 <왕의 여자, 조다 악바르>라는 인도영화를 감상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무굴제국을 대제국의 위치로 끌어올린 악바르(1542~1605)황제의 삶을 다룬 영화인데, 영화를 보는 내내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많은 영토의 확장을 통해 대제국의 기틀을 만들고 전성기를 구가한 악바르 황제의 제왕적 면모보다는 힌두교도인 여러 세력들에게 이슬람교를 강요하지 않고 종교의 자유를 허용하는 등 모든 백성들을 무굴 제국의 실질적 동반자로 흡수하려는 노력을 실천함으로써 힌두 문화와 이슬람 문화의 융합을 통해 무굴제국의 전성기를 열었다는 점입니디.

이 대목에서 보이차를 우뚝 서게 하는 가장 위대한 특성인 ‘병배의 미학’을 떠올리게 됩니다. 보이차는 고급 위주의 단일한 차청이 가지고 있는 순일주의純一主義만을 추구하지 않고 온갖 등급의 다양한 차청이 어우러져 승화된 맛을 창조해 내는 ‘다양성의 원리’가 빛을 발하는 ‘조화와 융합의 차’인 것입니다. 결국 병배는, 보이차가 단순한 ‘물리적 집합’을 뛰어 넘는 ‘화학적 결합’이 만들어내는 대동大同의 차이게 만드는 원리인 것입니다. 병배를 통해 창조된 보이차의 맛은 단순함을 지나 마치 바다 같은 폭과 깊이를 가진 장강처럼 도도하게 흐르다가 순간 굉음을 내며 천지를 울리는 빅토리아 폭포처럼 웅장하고 큰 스케일을 선물합니다. 이런 연유로 저는 보이차를 ‘마시는 오케스트라’라고 규정합니다.

눈을 돌려 멀리 보면 보이차의 병배가 가지고 있는 ‘조화와 융합’의 원리는 다양한 인종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능력들의 융합으로 이루어진 미합중국의 사례에서 보듯, 우리도 ‘단일민족’이니 하는 순일주의와 쇼비니즘의 구태를 과감히 벗고 도도하게 도래하는 ‘다문화 국가’의 시대적 조류에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順應竝進순응병진하는 것이 국가의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는 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오케스트라 한 잔 하시며 새 아침을 여는 것은 어떨까요?

南谷김중경 성차사진품보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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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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