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차를 일컬어 흔히 ‘할아버지가 만들어서 손자가 마시는 차’라고 합니다. 이 말과 더불어 보이생차가 가지고 있는 후발효차로서의 특성을 한 마디로 요약하고 있는 또 하나의 말이 越陳越香월진월향입니다. 시간이 갈수록 맛과 향이 깊어진다는 뜻이니 월진월향은 결국 보이생차의 후발효가,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자연의 영역임에 대한 엄숙한 선포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보이차의 세계에서도 인간의 도전의식은 끝이 없어 월진월향에 도전해 시간을 거스르는 수많은 시도들이 부단히 행해지고 있습니다.

긍정적인 측면에서의 그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1973년 숙차의 탄생입니다. 조수악퇴 기법을 활용해서 보이차의 후발효 과정에 우세하게 관여하는 ‘아스페르질러스니가’라는 유익균이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환경을 통제하여 쾌속 발효시킨 숙차의 제작에 성공하게 된 것입니다. 숙차의 등장으로 사람들은 저렴한 가격에 운남대엽종 찻잎이 가지고 있는 우수한 자질을 손쉽게 즐길 수 있게 됩니다. 또 다른 유형의 도전적 산물로, 상인들의 부당한 이윤 추구와 맛물려 자연의 이치에 역행해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있는 逆天역천의 기수가 바로 습창차입니다.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이는 월진월향에 대한 왜곡된 인식에 기반한 상업적 발상의 산물로서 본질은 전혀 다른 似而非사이비라고 규정할 수 있습니다. 사실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왜곡된 정보들을 먼저 접한 채 상당 기간 습창차를 마셔온 분들 중 많은 분들은 이미 습창차들이 가지고 있는 맛에 익숙해져 그 문제점을 지적해도 자기 깜냥의 井蛙정와의 편견에 빠져 전혀 씨알이 먹히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 습창차를 극도로 경계해야하는 이유를 하나하나 제시해 보겠습니다. 첫째, 이는 월진월향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상업적 논리의 산물로서 태생적으로 정직하지 못한 차이기 때문입니다. 혹자는 습창차를 단순히 마시는 취향의 문제로 가볍게 생각하기도 합니다만 이는 자연의 영역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자 비정직의 산물입니다. 맛이 강한 생차를 나름 부드럽게 마시고 싶은 취향의 문제로 치부하기엔 현재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습창차들이 ‘터무니 없는 이윤 추구의 극대화’라는 상업적 의도가 너무 크지요. 시중에서 유통되고 있는 습창차의 거의 대부분은 ‘老茶노차’라는 이름으로 불립니다. 나이가 앳된 생차가 습창을 거친 후 노차로 둔갑해서 터무니없는 가격에 판매가 되고 있는 실정이니 태생이 정직하지 않은 놈이지요. 결국 보이차에 대한 높은 가격 장벽으로 인해 보이차의 우수한 자질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저변확대를 심각하게 저해하는 역기능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둘째,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입니다. 습창차를 마시는 분들은 노차라는 이유로 당연히 필요 이상의 많은 대가를 지불하지만 비싼 돈을 주고 산 차가 자신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은 간과합니다. 적절하게 통제되지 않는 습창의 고온고습한 환경 속에는 일부 유익균도 존재하지만 다량의 유해균들이 존재합니다. 특히 습창차들에서 가장 쉽게 발견되는 흰곰팡이나 황매균과 같은 놈들에는 ‘아플라톡신’이라는 발암물질이 검출된 사실이 이미 밝혀진 바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무시하고 굳이 습창차 마시기를 고집하신다면 그야말로 본인의 선택에 관련된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건창 보관된 훌륭한 차품을 가진 노차를 경험해 본 사람은, 첫물을 붓는 순간 혹은입안에 한 모금 머금는 순간 습창차를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입안에서 느껴지는 맛과 향 뿐 아니라 찻물 속에 포함된 유해 곰팡이의 포자나 균사체 등이 입안 곳곳에 많은 불쾌감이나 이물감을 남기기 때문이지요. 정상적인 노차는 습창차의 倉味창미와 구별되는, 세월이 만들어준 陳香진향뿐만 아니라 풍부한 滑力활력을 가지기 때문에 입안에 이물감이 전혀 없는 것이 당연합니다.

‘바다를 본 자는 호수를 바다라 말하지 않는다.’ 요즘 TV에서 자주 보는 광고 카피입니다.<孟子맹자> 盡心章진심장 上상 제24장의 ‘觀於海者관어해자 難爲水난위수-바다를 본 적이 있는 사람에게는 물에 대해 말하기 어렵다.’라는 구절을 원용한 표현이지요. 탈무드에 ‘한 사람을 구하는 것이 세상을 구하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공 寓公의 한삽한삽이 결국 산을 옮기는 결과를 가져 오리라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아침을 여는 보이차 이야기’의 한 페이지를 적습니다.

南谷김중경 성차사진품보이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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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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