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은 꿈꾸는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다.”

제가 살아오면서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혼자 되뇌이는 말입니다. 혹세무민을 통해 한 탕 챙기고자 하는 허황되고 탐욕스런 인간들이 이 말을 금과옥조로 삼게 되면 세상에 미치는 파장은 사뭇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런 작자들에게 보이차는 상당히 매력 있는 수단입니다. 왜냐하면 보이 생차가 ‘월진월향越陳越香’이라는 후발효차의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요. 세상 사람들에게 각광받는 보이차의 독특한 매력이 세상 사람들의 눈을 멀게 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기도 하니 세상에는 아이러니한 일들이 많기도 합니다.

억조풍호億兆豊號!

이제는 참 익숙해진 이름이죠? 보이차를 수단으로 한 터무니없는 엉터리 사기극의 종결자 감인데, 오랜 세월 진화를 거듭하며 잊을 만하면 나타나곤 하는 걸 보면 터무니없는 사기극에 혹시나(?) 하고 기대를 갖는 사람들이 많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의뢰인들이 차를 싸들고 저를 찾아 올 때는 내심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옵니다. ‘100년이 넘은 차‘라는 얘기를 들었으니 누군들 그러지 않겠습니까? 더구나 보이차에 문외한이라면 길게 말할 나위가 없지요. 초기에 이 차가 국내에 나돌기 시작했을 때는 차 좀 마셔보았다 자부하는 차인들조차 ’100년이 넘은 골동차‘라는 이름에 현혹돼 ’놀라운 차품‘에 대한 격찬이 이어졌다지요.

<억조풍호>라는 거창한 이름을 달고 차가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는 중국 광저우의 차 박람회에 까지 출품해 매스컴을 이용해 ‘110년된 골동차’라고 소개하며 화려하게 등장했지요. 황실에 공납했던 귀한 차라는 이미지를 연출하기 위해 1 편씩 가죽으로 단정하게 포장하는 터무니없는 스토리를 연출해 냈는데, 두 가지의 치명적인 우를 범하고 있음에도 세상은 그 이미지에만 눈이 멀어 아무도 그 진실을 보지 못했지요.

첫째, 보이차가 가진 강한 흡취성입니다. 동물의 가죽은 공기 중의 습기와 만나면 즐겁지 못한 냄새를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창고에 오래 처박아 둔 가죽 옷에서 나는 즐겁지 못한 냄새가 찻물에서 난다면 즐겁겠습니까? 거기에 더해 오래된 것처럼 연출하기 위해 물까지 뿌려 얼룩이 져서 심한 악취를 가진 차라면 어떨까요?둘째, 포장지 속에 감춰진 내용물입니다. 제가 의뢰 받아 품명한 모든 차들의 내용물은 100% 숙차였습니다. 숙차의 발효 기법이 최초로 개발된 것이 1973년입니다.

지금부터 110년 전을 역산하면 1970년대가 되나요? 아니면 1970년대가 청나라 말인가요? 답은 뻔하지 않습니까? 제가 이 내용을 처음 밝히자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늘 보이차는 환상을 버리고 객관적으로 접근하기를 권합니다.

“보이차는 썰이 아니고 과학입니다.”

인터넷에서 억조풍호億兆豊號!를 검색하시면 중국 사람의 썰에 근거한 쓰레기 정보들로 가득찬 포스팅들이 넘쳐납니다. 대개의 의뢰인들은 저를 찾아오기 전 이러한 정보들을 보고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왔다가 ‘니기미!’ 하는 마음으로 돌아 갑니다. 이코노믹리뷰에 연재한 <김중경의 보이차 이야기/억조풍호億兆豊號>에 모든 진실이 밝혀져 있으니 인터넷 검색 시 요놈만 참고해 보시길 권합니다.

글. 사진 성차사진품보이차 남곡 김중경
 

SNS 기사보내기
김중경
저작권자 © 뉴스 차와문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