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동안 전국의 구멍가게를 따뜻하고 서정적인 감성으로 포착해 온 이미경 작가는 사라져가는 소중한 것들에 대한 애정과 안타까움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 전국 구석구석 작고 낡은 구멍가게를 찾아 길을 나선다. 그리고 운명처럼 길에서 만난 숨은 보석 같은 구멍가게의 모습과 이야기를 화가이면서 기록자의 마음으로 정성껏 펜화로 화폭에 담아냈다. 세상을 향한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낸 그의 구멍가게 그림은 여러 갤러리와 미술관, 아트페어에 초청 전시되어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위로를 전하며 사랑 받고 있다. 이미경 작가가 구멍가게 작업 20년을 기념하여 그동안 그린 수백 점의 구멍가게 작품 중 80여 점을 엄선하여 구멍가게에 얽힌 작가의 이야기와 함께 소장 가치가 높은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이미경 작가는 아이를 임신하고 유화 물감 냄새가 배 속 아이에게 좋지 않을까 봐 펜화를 그리기 시작, 펜화의 매력에 빠져 20년째 섬세한 펜화로 구멍가게를 그려내고 있다. 가는 펜 선이 이어지고 겹쳐지며 만들어내는 선과 면, 그리고 오묘한 색과 명암은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감탄을 자아낸다. 오랜 시간 한자리를 지키며 무수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낡고 작은 구멍가게의 온화한 표정이 작가의 펜 선 속에 생생하게 살아난다.

작가의 어린 시절, 구멍가게 취재와 작업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낸 솔직하고 담백한 글은 그림과 조화롭게 어우러져 깊은 울림을 전한다. 소소하지만 가치 있는 것들을 향한 그의 시선은 단순히 지나간 시간에 대한 그리움이 아니라 오늘, 우리 가까이 있는 것들 돌아보게 하는 힘이 있다. 남해의봄날. 값 1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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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능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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