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우리에게 친숙한 쌀과 후추, 고추, 설탕, 감자, 치즈, 피자 등의 21가지 음식을 통해 청소년들이 지루하고 어렵게 느끼는 세계의 역사와 문화를 맛깔나게 풀어냈다. 문명을 확립하고, 지리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한 나라의 경제를 좌우하고, 건강을 지켜주고,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등 정치, 경제에서부터 문화, 건강에 이르기까지 음식에 담긴 이야기를 조목조목 나눠 설명한다. 인간은 밀과 쌀 등의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물물교환을 하고 문명을 이루었고, 소금은 로마가 천하를 평정할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였다.

육포가루를 만들어 먹었던 칭기즈칸의 군대는 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중동까지 아우르는 대제국을 건설하였고, 후춧가루를 얻기 위한 유럽 사람들의 경쟁은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을 낳았다. 감자는 인류를 참혹한 굶주림에서 벗어나게 했고, 설탕과 커피는 세계의 경제를 움직이고, 냉장고가 없던 시기에 절임청어를 판 네덜란드는 한때 전 세계를 호령하는 부강한 나라가 되었다.

저자는 세계의 역사뿐 아니라 우리가 몰랐던 한국의 역사에 얽힌 음식 이야기도 알려 준다. 세계 5대 갯벌의 하나인 서해 갯벌 덕택에 고구려 민족은 소금과 각궁을 맞바꿔 활 잘 쏘는 민족으로 이름을 날릴 수 있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의 쌀농사가 이루어졌다는 증거가 발견되었고, 우리나라의 토종밀 품종인 ‘앉은뱅이밀’은 뛰어난 장점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된장과 고추장의 주원료인 콩(대두)의 원산지로, 20세기 초반만 해도 세계 2위의 콩 재배 국가였다는 놀라는 사실도 알려 준다. 또한 무분별한 남획으로 멸종의 위기를 맞은 대구를 통해 환경 보존의 중요성을 되새기고, 제국주의의 오랜 식민 사업으로 인한 원주민의 몰락, 설탕의 단맛 뒤에 숨어 있는 흑인 노예의 눈물, 커피 농장 노동자들이 커피값의 1%도 안 되는 임금을 받는 불공정한 거래 형태, 풍요로운 현대에서 분배의 문제로 굶어 죽는 사람들이 생기는 현상 등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도 던져 준다.

이 외에도 음식의 원산지부터 이름의 유래, 만들어지는 과정, 세계의 여러 음식 종류까지 음식에 관한 기본 지식을 소상하게 알려 준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동양에서 서양까지 가로지르는 이야기들은 100여 컷이 넘는 그림과 지도를 통해 더욱 생생하게 담아냈다. 세종서적. 값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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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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