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모레뮤지엄소장 초의스님 초상화
디아모레뮤지엄소장 초의스님 초상화

디아모레뮤지엄이 소장하고 있는 초의선사의 초상화가 소치 허련의 작품이 아닌 일제 강점기때 그려진 모사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선시대 전통 초상화 연구의 권위자로 알려진 수묵화가 김호석 화백은 지난 10월 9일 현재 예술의 전당 서예박물관에서 전시중이 디아모레뮤지엄 소장 초의선사 진영을 보고 “19세기 후반 소치 허련의 작품이 아니라 1920년경에 일본풍으로 모사해 그린 그림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김화백은 이에 대한 근거로 “작품의 바탕인 비단과 안료, 그림 속 선의 탄력, 배접의 상태등을 분석한 결과 옷의 주름등을 표현한 선에서 모사할 때 나타나는 특징적인 요소들이 보였다. 선을 보면 탄력성과 긴장감이 약하고, 화가가 붓대의 아랫부분을 잡고 손바닥을 화면에 붙이며 선을 그은 특징이 드러난다. 이렇게 필세가 유연하지 못하고 딱딱하며, 자유로움이 부족한 윤곽석은 원본을 충실하게 모사한 작품들에서 흔히 나타나는 것이다. 화가가 자신이 그린 밑그림을 기초로 붓을 움직일 경우 그 필획은 활달하다.일본 불화전문가들에 따르면 한 손에 금강저, 다른 손에 염주를 쥐고 있는 모습은 전형적인 일본 불화에서 나타나는 양식이다. 또 초의선사가 앉아 있는 방석엔 일본식 문양이 장식돼 있으며, 방석 부피도 솜을 넣어 두툼한 한국의 전통 방석과 달리 매우 얇게 표현되어 있다. 그림에 보이는 찻 주전자등 다구 역시 한국의 것이 아니며, 책 상자(포갑)도 한국 고유문집을 담기에는 그 비례가 맞지 않다. 포갑에 있는 책은 불경으로 보이는데 포갑이 기형적으로 길게 표현돼 있다. 원래 의미는 사라지고 형식만 전달되어 달리 해석되는 기물들이 나오는 것은 모사본의 특징들이다.”고 밝혔다.

김화백은 또 “응송스님의 저서 <동다정통고>에서는 소치가 초의선사의 초상화를 무채 백묘법으로 그리고 그 원본은 일제 압정기에 해남 서장이었던 일본 사람이 탈취해갔다고 증언하고 잇다. 소치가 그린 추사 김정희의 진영이나 다른 그림을 봐도 이렇게 속기가 있거나 진채화법으로 그린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 김화백은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을 오는 10월 15일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초의학술대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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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능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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