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지리산 암자 50여 곳을 모두 탐방한 저자가 지리산의 역사와 문화를 오롯이 품고 있는 23곳의 암자를 배경으로 ‘참나’를 구하는 고요한 자유의 길을 모색한다. 지리산 최고의 전망대로 꼽히는 금대암과 유장한 섬진강을 굽어보는 연기암이 인간 세상을 잊게 만드는 비경으로 피안의 세계를 상상하게 하는 천혜의 보고로서의 지리산을 펼쳐보인다면, 푸른 눈의 현각스님이 수행했던 상선암, 오지 중 오지에 있지만 선승들의 수행처로 이름이 높은 묘향대는 번다한 세계에서 벗어나 자신을 돌아보는 수행처로서의 지리산을 드러낸다. 이 책은 저자가 2014년 7월부터 2015년 7월까지 1년간 《오마이뉴스》에 필명으로 연재한 〈김천령의 지리산 오지 암자 기행〉을 수정 및 보완한 것으로, 지리산 암자를 본격적으로 다룬 첫 단행본이다. 외딴곳에서 40년 넘게 홀로 수도하는 스님에게서 듣는 우번대의 유래, 살아 있던 모습 그대로의 모과나무를 구층암 승방의 기둥으로 쓴 무심의 경지가 일깨우는 자연의 멋. 단순히 스치고 지나가는 관광객이 아닌 경건한 수행자의 마음이 묻어 있는 기행문은 지리산 암자의 유래나 스님들에게서 직접 전해들은 암자의 전설을 놓치지 않는다. 번다한 세계 바깥에 점점 자리한 지리산 암자에서 불어오는 담박한 풍경 소리가 이 책에 담겨 있다.

김종길 지음. 미래의 창. 15,000원

SNS 기사보내기
이능화 기자
저작권자 © 뉴스 차와문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