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 내가 가진 행복이 저장되어 있다면, 그 사람의 기억은 달콤할 것이다. 한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사랑과 행복의 기억도 저축이 필요하다. 닮아 없어져도  남아있을 감미로운 기억들을 느낄 수 있는 3인의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김용일_종태네집_설밥_charcoal and acrylic on canvas_2022.
김용일_종태네집_설밥_charcoal and acrylic on canvas_2022.

작가 김용일은 어릴 적 가지고 놀았던 목탄을 재료로 하여 추억을 소환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며, 환한 달빛이 스며든 신비로운 흑백의 '밤의 이야기 작품'은 캔버스에 목탄을 칠한 후 긁어내는 기법을 통해 톤을 조절하며 짙게 혹은 옅게 자리 잡은 기억을 표현한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집, 소나무, 경운기 등 다양한 소재들은 아름다운 어린 시절, 작가의 추억-아카이브가 되며, 작품마다 넓게 그려진 여백을 통해 관람자들의 추억을 되돌아볼 수 있게 한다. 행복한 기억이 그곳에 있었고, 나의 이야기는 우리들의 이야기가 되어 서로 공감하고 위로받으며 모든 이들에게 행복을 선물하고자 한다.

2.모용수-사랑합니다 (140x60cm) oil on canvas2022-60호(1800)
2.모용수-사랑합니다 (140x60cm) oil on canvas2022-60호(1800)

작가 모용수의 작업세계는 풋풋하고 정감 있는 동화적 몽상과 해학이 함께 한다. 전래의 민화나 전설같이 익숙한 이야기들을 편안하게 풀어내는 것이기에 부담이 없는 화면은 동심에서 올린 기억과 상상의 조각들을 모아 그 자체로 정감이 간다. 다양한 색채나 자수정 등을 이용해 만든 질감으로 넓은 면의 색채에 깊이감을 불어넣으면서도 강한 색감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속 깊은 화면을 통해 둔탁한 듯 거칠고 소박한 듯 특유의 새로운 시각적 자극을 준다. 우화 같기도 하며 민화적 감수성처럼 소박한 감성을 통해 보여주는 서정성은 보는 이에게 일정한 공감을 일으키며, 편안한 화면에서 등장하는 자연스럽고 익살스러운 모습의 호랑이는 한없이 정겹고 풋풋한 모습으로 행복해지며 위안을 얻게 된다.

임승현_우리다음에내려요_116.8x91_한지에과슈_2022
임승현_우리다음에내려요_116.8x91_한지에과슈_2022

이 시대를 열심히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소박한 이야기를 주제로 삼는 작가 임승현은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감을 주는 그림이 자신의 회화 목표라 말한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과장된 표현과 어린아이 같은 얼굴을 하고 있고, 그들은 바로 우리들의 얼굴이다. 누구에게나 내재되어 있는 감정 어린 현대인들의 자아를 표현한다. 미미하고 순간적일 수 있지만 그 선함을 이끌어 낼 수 있기를 소망하며 그림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는 감상자와의 진솔한 소통을 기대해 보며, 일상생활 속 에피소드를 하나의 상황으로 연출해 구성하며 자신만의 언어를 첨가해 긍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 Sweet Memory 》 전시는 오는 11월 14일부터 12월 2일까지 슈페리어 갤러리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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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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