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석 놀고먹기연구소 소장은 여행과 미식업계에 소문난 마당발이다. 20여 년간 스포츠서울 여행기자로 일하면서 전국 방방곡곡 맛집이란 맛집은 다 훑고 다녔다. 지방의 맛집만 훑은 게 아니다. 기사 마감을 하고 나면 종로, 을지로, 홍대, 합정 등 서울의 거리를 밤늦도록 헤매며 맛집이란 맛집은 죄다 발도장을 찍고 다녔다. 누가 시켜서 그렇게 한 것이 아니다. 먹는 것에 진심인 그의 천성 탓이다. 그런 그가 한돈자조금협회 명예홍보대사, 한국관광공사 ‘이달의 가볼 만한 곳’ 선정위원, 전라남도 관광재단 자문위원 같은 감투를 쓴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어느 자리서나 좌중을 휘어잡는 촌철살인의 위트 넘치는 말솜씨는 TV와 라디오를 넘나들며 맛과 여행 관련 게스트 섭외 1순위로 만들었다.

이우석 소장이 이번에 펴낸 《오늘 한 끼 어떠셨나요?》는 ‘맛’을 찾아 이십여 년을 헤맨 그의 분투기다. 이 책에는 오랜 세월 한국인의 허기를 달래준 음식과 식재료, 그리고 저자가 발로 검증한 맛집 230곳이 소개되어 있다. 책에 소개된 맛 이야기와 맛집은 문화일보에 ‘이우석의 푸드로지’로 절찬리 연재되면서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은, 사전검열(?)이 완료된 것들이다. 문장마다 넘쳐나는 저자의 해학, 뻔한 음식과 식재료이지만 우리가 몰랐던 진짜 맛있는 이야기로 버무려서 꼭 한 번 그 음식을 먹고 싶은 충동이 일게 한다. 그가 발이 닳도록 드나들며 검증한 현실 맛집 230곳은 어떤가! 진정한 미식가라면 꼭 메모해 두어야할 절대 맛집이다. 자 이제부터 《오늘 한 끼 어떠셨나요?》를 정주행해보자. 오늘도 맛있는 한 끼를 찾아 헤매는 배고픈 영혼들에게 맛의 신세계가 열릴 것이다.

익히 아는 음식의 놀라운 맛의 진실과 이야기!

음식은 한 끼 식사이기도 하지만, 숱한 이야기가 스민 이야기의 보물창고다. 이우석 소장은 《오늘 한 끼 어떠셨나요?》에서 우리가 미처 몰랐던, 음식에 얽힌 재미난 이야기를 잘도 풀어낸다. 순대가 세계를 제패한 몽골 기마병의 전투식량에서 유래했다는 것, 대구를 쫓던 스페인 어부들이 뉴펀들랜드를 발견했다는 것, 식탁에서 가장 흔한 배추가 예전에는 약초였다는 것, 막국수는 설렁설렁 만들어서가 아니라 막(지금) 만들어서 막국수라는 것, 이제는 어묵이란 표현을 고집할 게 아니라 오뎅이라 불러줘야 한다는 것, ‘공깃밥 하나 추가요’의 공깃밥이 1960년대 쌀 부족으로 분식을 장려하던 시절 법으로 정해 만들었다는 것 등 음식에 스며 있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이 ‘맛있는 이야기’를 더욱 맛있게 해준다. 음식에 얽힌 이런 이야기와 사연을 알고 난 뒤 그 음식을 먹으면 한결 더 맛깔스럽게 느껴진다.

한국인이 애정하는 음식과 식재료, 그리고 맛집!

《오늘 한 끼 어떠셨나요?》는 한국인이 사랑하는 음식과 식재료를 ‘따뜻한 밥 한 끼’, ‘제철에 먹는 별미’, ‘한잔 술 부르는 일품요리’, ‘정식 부럽지 않은 분식’ 네 가지 테마로 나눠서 소개했다. ‘따뜻한 밥 한 끼’는 한국인의 솔푸드라 할 수 있는 밥이 주가 되는 음식이다. 따뜻한 밥 한 끼 하면 쉽게 떠올리는 국밥, 한상 제대로 차린 꽃게 정식, 간편한 점심으로 사랑받은 덮밥과 볶음밥 등이다. ‘제철에 먹는 별미’는 계절별 제철 음식을 소개했다. 사실 음식의 대부분은 제철이 있다. 이 책은 그중에서도 유독 계절을 타는 음식과 식재료를 소개했다. 이를테면 봄의 도다리쑥국과 봄나물, 여름의 막국수와 민물매운탕, 가을의 새우와 추어탕, 겨울의 굴과 대구 등이 그렇다. ‘한잔 술 부르는 일품요리’는 술과 더불어 먹는 ‘제대로 된’ 안주다. 곱창은 삼겹살과 함께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안주다. 양꼬치구이에서 시작된 양고기도 맛있는 안주로 급부상 중이고, 파전과 배추전 같은 전은 막걸리의 오랜 친구다. 이밖에도 복어, 갈비, 오징어, 족발, 육회 등 술안주로 궁합이 좋은 요리들을 소개했다. ‘정식 부럽지 않은 분식’은 가볍게 즐기는 분식의 영역이다. 국민 간식 떡볶이와 오뎅, 배고픔을 달래주던 분식에서 당당히 요리로 대접받는 라면과 국수, 서양에서 들어 왔지만 어엿한 국민 메뉴로 성장한 돈가스와 햄버거도 소개했다.

《오늘 한 끼 어떠셨나요?》는 음식과 식재료 이야기를 풀어낸 뒤 그것을 맛볼 수 있는 맛집 230곳도 함께 소개했다. 이 책에 소개된 맛집은 이우석 소장이 이십여 년간 직접 맛보고 검증한 곳이다. 일 년 열두 달 가운데 360일은 맛집 순례를 하는 저자가 적어도 몇 번씩은 방문한 집들이다. 특히, 종로나 을지로, 마포 등 서울의 맛집들은 저자가 한 달에도 서너 번씩 찾는 단골집이다. 이처럼 저자의 철저한 경험에서 찾은 집들이라 믿고 가도 된다. 그렇다고 저자의 주관적인 평가에 의한 맛집으로 보면 곤란하다. 검색을 해보면 알겠지만, 이 책에 소개된 대부분의 맛집은 웨이팅이 기본일 만큼 인정받은 곳들이다. 이 책에 소개된 맛집 리스트를 가지고 다니면 언제 어디서나 실패 없는 맛있는 한 끼를 먹을 수 있다. 꿈의지도. 1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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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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