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언어라고 더 잘나지도 않고 더 못나지도 않다. 그래서 더 좋다. 겉으로 드러난 어지러운 모습 뒤에 가려져 있는 언어의 본질을 꺼내어 소개하고 싶었다”

저자의 바람대로, 언어학 전문서적에 나오는 어려운 용어나 설명 없이도, 지금 이 시대 바로 이곳에서 가장 생성력이 왕성한 세대가 사용하고 있는 살아있는 말들을 모아 우리시대 언어 이야기 〈휴랭 머랭〉을 완성했다.

현재 유행하는 신조어, 외래어, 언어유희, 암호 등 여러 가지 언어 현상을 분석 대상으로 삼아, 다른 언어에서 벌어지는 유사한 현상과 비교 분석함으로써 표면적 차이 이면에 숨겨진 놀랍도록 체계적인 언어의 작동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박씨, 김씨, 정씨, 최씨가 왜 팍, 킴, 청, 초이가 되었는지, 영화 〈기생충〉의 짜파구리는 왜 영미권에서 ‘람동’으로 소개되는지, 방탄은 왜 방탄하고 보라하는지, ‘브렉퍼스트’는 왜 시커먼 ‘블랙퍼스트’가 되었는지, 언택트는 왜 콩글리시인지….

현실에서 건져낸, 살아있는 예시들이 책을 읽는 내내 폭발적인 흡인력으로 작용한다. 키득키득 웃다 보면 어느새 언어학의 원리를 알게 되고, 마침내 저자의 해박하고 유머러스한 결론에 고개를 끄덕이고 만다.

쉬운 예를 들어 현상을 설명하고 있지만, 언어학적으로 알아야 할 지식까지 가볍게 넘기지는 않는다. 세계의 언어, 문자, 말소리, 어휘, 어순 등 말과 글을 사용할 때 기본이 되는 언어상식은 〈알쓸신언 : 알아두면 쓸데 있는 신박한 언어상식〉으로 따로 모아 깊이 있게 설명한다. 학창시절 한번쯤 들어봤을 법하지만 잊고 살았던 언어상식을 일깨우며, 신박한 언어학의 세계로 이끈다. 의미와재미. 17,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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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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