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차문화에 표출된 다양한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의 방향성을 제시한 차문화 비평서가 나왔다. 비판은 주관적이고 감정적인 영역으로 합리적인 해결의 방향이 제시되지 않지만, 비평은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영역이면서 해당 분야의 지속적인 발전까지 선도한다.

이번에 출간된 『한국 차문화 비평』은 우리 차문화에 나타난 여러 현상과 그 현상에 담긴 의미, 한발 더 나아가 현상의 바람직한 미래 지향성을 제시하였다. 우리 차문화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합리적・이성적 객관성을 담보하면서 그 행로까지 구체적으로 탐색하고 있는 책이라고 보면 된다.

책의 구성은, 시작 글인 “저자의 말”, 중심 글인 〈어제. 성찰, 돌아보다〉 / 〈오늘. 관찰, 바라보다〉 / 〈내일. 예찰, 내다보다〉, 마지막 글인 “글을 마치며”로 되어 있다. 한국 차문화의 여러 현상을 과거, 현재, 미래라는 한 묶음의 씨줄 날줄로 파악해야 함을 드러낸 것이다. 책의 핵심적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중심 글인 〈어제. 성찰, 돌아보다〉는 “한국 차문화의 시원(始原)에 대한 견해”, “차와 고풍의상”, “녹차의 오미론”, “찻물론”, “행다론”, “차 자랑, 딱지 자랑”, “차(茶)와 예(禮)”, “차와 기(氣)”의 여덟 편으로 되어있다.

〈오늘. 관찰, 바라보다〉는 “‘茶’ 자의 음가 선택에 대한 견해”, “공연차회(公演茶會)의 다양성에 대한 소회”, “녹차의 냉성과 쏙쓰림의 허구”, “녹차 열탕론(綠茶 熱湯論)에 대하여”, “중국차를 바라보는 관점의 허와 실”, “한국차와 삼위일체”, “차회소회(茶會所懷)”, “차에 대한 맛 나고, 멋 나는 표현”, “다식(茶食)에 대한 단상(斷想)” 등의 아홉 편으로 구성되었다.

〈내일. 예찰, 내다보다〉는 “한국차 품평대회의 방향성에 대한 제언”, “차문화 축제의 방향성에 대한 제언”, “한국 차도구의 미래, K-POT”, “한국의 차명론”, “한국 황차와 발효차의 명명에 대한 고민”, “차실론(茶室論)”, “한국차 분류론(韓國茶分類論)”, “현대 사회에서의 다도(茶道)와 선차(禪茶)의 지향점에 대한 소고” 등의 여덟 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저자는 우리 차문화에 내포된 다양한 문제를 어제・오늘・내일의 스물세 꼭지로 나누어 파악하면서, 현상의 원인과 실상의 지적에만 머물지 않고, 구체적인 해결책도 제시했다. 이는 우리 차문화에 대한 애정과 고민이 바탕이 된 오랜 기간의 천착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한국 차문화 비평』이 “우리의 차문화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의 계기 되었으면 한다.”라는 저자의 말에 동조하며, 독자에게 일독을 권한다.

저자의 말이다. “가슴 닳이는 차 한 잔인데, 어이 독(毒)과 약(藥)을 구별하랴! 아니 미(美)도 추(醜)도 버리고, 좋아함(樂)도 싫어함(惡)도 버려야 한다. 차는 고요한 마음으로 누리는 것이지, 혼돈의 상태로 분별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할 때에야 차를 마시며 허물을 벗을 수 있으리라. 그럴 때에야 나와 차가 하나가 되고, 차를 마시는 것이 바로 나를 마시는 것이리라.” 경상국립대학교 출판부<知&you>.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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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능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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