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 인생의 절반을 지나오기까지 가족을 위해, 돈과 명예를 위해 쉴 틈 없이 달려왔으나 정작 나 자신은 얼마나 잘 돌보았는가? 잘 살아 보고자 했던 노력이 오히려 근심과 걱정을 쌓았으니 오십에 느끼는 우울감과 불안함은 당연한 감정일 수밖에 없다. 장자는 이러한 오십에게 이제 그만 치열함을 내려놓으라고 말한다. ‘비움’의 지혜를 깨달으면 편안하고 만족스러운 인생 2막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자》를 읽으면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고 홀가분하게 사는 비결을 알 수 있다. 혜자라는 자에게 커다랗지만 울퉁불퉁하여 목수마저 눈길을 주지 않는 나무가 있었다. 혜자는 자신의 나무가 쓸모가 없어서 고민이었으나 장자는 그 나무가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고 도끼에 찍힐 일도 없으니 나무 그늘에 누워 낮잠을 즐기는 것이 어떻겠냐고 말한다. 이 이야기가 뜻하는 바는 쓸모가 없기에 고통도 없이 편안하니 괴로워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의 쓸모를 논하거나 성공에 집착하기보다는 그 과정에서 삶의 의미를 찾을 때 이전과는 또 다른 인생을 시작할 수 있다.

《오십에 읽는 장자》는 장자가 직접 지었다고 전해지는 ‘내편’ 중에서 오십에게 필요한 28가지 이야기를 엄선하여 담은 책이다. 그리하여 2,500년 전에 이미 삶과 죽음을 초월한 인생의 철학자 장자로부터 무위자연의 위대한 아름다움을 관조하는 법과 자유를 누리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장자는 시시비비를 함부로 가리지 않았으며 타인과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 이는 특히 몸과 마음이 고단한 오십 대에게 지침이 되는 태도이다. 앞으로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들여다보고 인정하며 매일을 즐기며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

책에는 여유로운 중년으로 살기 위해 가져야 할 다섯 가지 가치를 제시했다. 욕심 대신 자유, 후회 대신 준비, 외로움 대신 성찰, 공허함 대신 배움, 포기 대신 활기이다. 따라서 부정적인 감정이 느껴질 때 이 다섯 가지 가치를 마음에 새긴다면 근심과 걱정은 사라지고 편안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인생 후반전을 시작할 수 있다.

장자의 이야기는 오십 대에게 “지금까지 잘 왔다”는 위로가 되어 줄 것이다. 그동안 경쟁하고 분투하느라 삶이 얼마나 힘들었는지는 스스로가 가장 잘 안다. 과도한 책임감 때문에 자신을 희생하느라 부담과 피로를 느끼는 오십이여, 이 책을 읽을 동안만큼은 마음속에 떠다니는 괴로움을 비우고 인생이 홀가분해지기를 바란다. 유노북스. 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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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능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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