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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맛의 끝은 어디인가

기사승인 2021.09.09  18: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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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삶 나의 차

차 맛의 중독은 담배 중독과 같다고 생각한다. 피워 본 적은 없지만 담배를 피우는 분들을 어릴때 부터 지켜보았기 때문에 잘 안다. 곰방대에 값싼 가루담배를 꾹꾹 눌려 담아 피우는 노인들은 아들 친구들이 인사로 고급 담배를 사다 주면 싱겁다고 안 피우고 동네 담배가게에 가서 손해를 보고서라도 봉지에 든 독하고 거친 값싼 담배와 바꿔 피웠다.

차도 마찬가지다. 거칠고 강한 차맛으로 길들여진 사람들은 순하고 부드러운 고급 차를 접하게 되면 이미 길들어져 있는 맛에 비하면 싱겁게 느껴져 맛이 없다라고 인식 한다. 부드러운 차맛에 길들여 지면 거칠고 강한 차를 멀리하게 되고 거칠고 강한 차 맛에 길들여진 사람은

순하고 부드러운 고급차를 좋은 차라고 여기지 않는다. 아직 고급차에 대한 인식이 되어있지 않다고 여겨지는 대목이다. 며칠전 실제로 그런일이 있기도 했다. 두등장 동정오룡차를 마신후 도저히 마실 수 없어 한번 마시고 실망스러워 차실에서 그 차를 치웠다는 소식을 들었다. 두등장 동정오룡차는 이미 많은 대중들이 고급차라고 인정한 차다. 실망스럽게도 그 사람은 그 차가 좋은 차라고 생각하지 않은 것이다.

몇 년 전 영국 여행을 다녀 온 사람이 건네준 이른바 최고급 홍차를 기대하고 마셨다가 크게 실망한 나의 기억이 떠 올랐다. 고급차는 그 맛이 너무 섬세해 가늠하는 것이 어려울 정도다. 경험해 보지 못 한 사람은 자신의 혀끝의 감각을 감지 못하고 차맛을 탓한다. 어릴 때 일이다. 동네사람들과 버스 한대를 빌려 서울 여행을 가는데 어린아이로 내가 달랑 따라 나섰다. 잠결에 일어나니 밖은 캄캄하고 차에 탄 사람들은 서울에 도착했다며 우루루 내렸다가 금방 다시 차에 탔다.서울이 아닌 천안이라고. 서울 가 본 경험이 운전기사를 포함해 아무도 없었던 것이다.

차 맛의 알아 차림도 이와 마찬가지로 모르면 더 심하게 우겨댄다. 그렇다고 안다고 다 아는 것이 아니다. 천천히 차 한 잔 음미 해보라. 습관이 들면 어느듯 오감이 열린다. 맛이 이렇쿵 저렇쿵 떠들 일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차 맛에 더 깊이 들어 가고 싶은거다. 인간의 감각의 끝이 어디일지 모를 일이다. 누구는 천안이 서울이라고 우기고, 누구는 서울에 앉아서도 천안이라고 우긴다. 길은 가 본 사람에게도 또 새롭게 열린다. 차 맛 역시 이와같이 끝이 없다.

나는 그 어디에도 한 맛에 머물지 않는다. 맛도 삶도 끝이 없다. 차를 마시며 삶을 배운다.

마로다연 법진 teac21@naver.com

<저작권자 © 뉴스 차와문화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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