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문인, 최후의 고문古文 달인 임서 필기의 자유로움과 소설의 서사성을 모두 갖춘 중국 근대 필기소설의 서막을 연 작품집. 책은 청나라 말기의 이름난 번역가이자 문학가인 임서가 직접 보고 들은 것에 대해 쓴 필기소설집이다. 필기는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써 내려가는 일종의 수필형식으로, 작가들이 보고 들은 것과 감상을 기록한 것이다. 특히 청대 말기에는 고문으로 쓰여진 필기소설이 성행하였다. 『임서가 들려주는 강호 이야기技擊餘聞』는 임서가 경험하고 직접 들은 이야기 46편을 ‘나余’로 표현되는 1인칭 화자를 통해 들려준다. 책은 당시 필기의 자유로움과 소설의 서사성을 모두 갖추고 있어 중국 근대 필기소설의 서막을 열었다고 평가받았다.

이 소설집은 1913년 상무인서관에서 간행한 판본의 영인본을 번역한 책이다. 임서(1852∼1924)는 중국 근대에서 현대로 전환하는 시기에 대표 문인이자 지식인이다. 고문의 장법章法을 지키면서도 시, 소설 및 산문 창작에서 예술적 경지를 추구하여 문학가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그는 필기筆記, 전기傳奇, 사전史傳 등 전통 서사기법을 계승하여 작품을 창작하였는데 번역가로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신문화운동 시기 전후의 인물들 가운데 임서의 번역서와 저작의 영향을 받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임서는 중국 근대 소설을 이해하는 중요한 인물로 절대 과소평가할 수 없다.

책은 국내에 처음으로 임서를 소개하는 작품집으로 옮긴이의 정교한 번역을 통해 완역되었다. 옮긴이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이야기마다 한글 번역 뒷부분에 「감상」을 첨부하였다. 중국 근대 소설을 처음 접하는 독자도 어렵지 않게 읽어갈 수 있다. 임서는 강호들의 일화에서 ‘협’과 ‘의’의 정신을 내세웠다. 이러한 정신을 통해 사람이 지녀야 할 윤리와 도덕적 가치관이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워주고 격변의 시기를 헤쳐나가는 대안을 모색하고자 했다. 임서 지음. 한지연 역. 산지니. 16,000.

 

SNS 기사보내기
서정애 기자
저작권자 © 뉴스 차와문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