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무이산 백곡처럼 바람이 강파르게 분다. 서울 신라호텔 루비홀에서 무이산골 깊은곳에서 피어난 암운이 곳곳으로 퍼져간다. 매서운 바람속에서도 무이백곡의 암운은 맹렬한 기세를 그대로 보여줬다. 승설재(대표 김영숙)가 지난 12월 2일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 루비홀에서 ‘百谷’ ‘암운은 무이산골마다 자욱하게 피어나네’라는 주제로 제7회 무이암대홍포품다회를 개최했다.

첫 번재 웰컴티는 은장 마두운봉 육계, 은장 수렴동 고총수선, 금장 묘이석 육계였다. 중국현지에서 도착한 티마스터가 준비된 개완에 뜨거운 물을 붓는다. 마두암에 위치해있는 마두운봉이 첫 차다. 물을 붓는 순간 진하고 풍부한 화과향이 피어오른다. 차탕은 순정하고 진했다. 그리고 섬세하고 매끈한 맛이 입안을 휘감는다. 암운의 맛과 향이 일품이다. 서너잔이 돈후 두 번째 차인 은장 수렴동 고총수선이 등장했다. 첫잔을 들이키자 입안은 화사한 봄 기운과 시원한 청량감이 뚜렷하게 전해져온다. 그리고 온 몸 깊숙이 전달되는 차의 기운이 화룡정점이었다. 세 번째차는 금장 묘이석 육계다. 육계특유의 짙고 그윽한 화과향이 입안에 오랫동안 머문다. 묘이석 육계가 마육 마두암의 고기라고 부르는 이유를 충분히 느끼게 해준다. 웰컴티의 깊은 여운을 느낄 때 쯤 인터미션으로 승설재 김영숙 대표의 인사말과 참석한 내외귀빈들의 축사가 이어졌다.

이어 본격적인 품다가 시작됐다. 첫 번째 품다는 지역별 수선비교로 은장 벽석동 화향노총수선과 은장 청사암 노총수선이었다. 은장 벽석동 화향노총수선으로 맑고 청량한 화향이 그득했다. 이어지는 단맛의 회감 역시 매우 깊고 두터웠다. 다음은 은장 청사암 노총수선. 특유의 암골화향이 코 끝에 전해져온다. 찻물을 달고, 향기는 부드럽고 섬세했다. 그리고 그 속에 피어오르는 우유향과 꽃향이 코끝을 어지럽힌다. 어느새 홀 전체에 수선의 향기가 그득히 피어오른다. 두 번째 품다는 동일지역 수선과 육계를 비교하는 자리였다. 금장 죽과 노총수선과 금장 죽과 육계였다. 육계의 청량한 화향과 두터운 단맛, 수선의 비단결 같이 부드러운 목 넘김 산뜻한 화향은 수선과 육계의 영역을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비슷하면서 달랐다. 세 번째 품다는 등급별 육계의 비교로 은장 수렴동 육계와 홍장 수렴동 육계가 준비됐다. 은장과 금장의 차이는 명확했다. 금장은 은장보다 암운의 맛이 산뜻했을 뿐 아니라 청량감 역시 매우 뛰어났다. 그리고 수렴동 풍경구 깊은 암운의 기운을 매우 강했다. 그러나 전문가가 아니라면 분별할 수 없는 경계가 두 차 사이에 존재했다.

드디어 이번 품다회의 마지막인 무이정암 홍채 대홍포가 등장했다. 역시 대홍포 였다. 짙고 단맛이 절묘하게 융합된 그윽하고 아득한 짙은 향기가 힘차게 솟아 오른다. 대홍포 특유의 활活, 감甘, 청淸, 향香의 묘미가 어디에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입안에 오랫동안 머물고 있는 향과 단맛은 무이암차 특유의 가치를 담고 있었다. 무이산 골짜기에서 피어난 암골화향의 향기가 추운 겨울을 녹여주는 품차회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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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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